제목 그대로 에어컨 고장 났다. 더워 죽겠다. 내가 사는 동네는 어제부터 폭염주의보였는데. 충격적이다. 에어컨 실외기 쪽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하필 금요일 오후에 고장이 나서, 서비스 센터 기사님은 월요일에나 오실 수 있다고 한다.
모처럼 광복절을 낀 연휴인데 이렇게 집에서 뜨겁게 데워지며(?) 쉬어야 하다니……. 세상이 너무나도 야속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내가 도무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을.
가끔 이렇게 해결이 불가한 상황을 만나면 당황하긴 하지만서도 금세 포기하게 된다. ‘어쩔 수 없다’라는 사실이 그렇게도 크게 허무함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한여름에 에어컨 고장이라니. 시스템 에어컨이라 방 천장마다 달려 있는데, 그 모든 것들이 에러로 움직이지 않는다. 더워 죽겠다. 아파트 커뮤니티 가서 쉬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도 바깥 보단 집이 낫지. 나는 학생 때도 독서실이나 카페 말고 집에서 공부하는 주의였는데.
선풍기 3대를 돌아가며 쓰는 중이다. 선풍기도 언제 어떻게 망가질지 모르니 모든 갯수를 하루 종일 틀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으악. 괴로워. 얼음물을 마셔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머리가 아프고. 몸도 힘들고. 게다가 PMS까지 겹쳐서 죽을맛이다.
책 읽고 게임하고 블로그도 하고 여러 가지 하려고 했는데 너무 더워서 정신이 없다(그 와중에 독서와 블로깅을 하긴 함). 선풍기 소음도 시끄럽고. 에어컨이 진짜 짱이란 것을 느낀다. 세기의 발명품이다. 없어야 소중함을 느낌. 캐리어 주식이라도 사야 하나? 물론 우리집 에어컨은 캐리어가 아니지만…….
어째서 이 더위에! 이 순간에! 저렇게 잔혹하게 망가져 버릴 수가 있단 말인가. 참으로 잔인한 일이 아닐 수 없고 난 무척 괴롭다. 더위를 안 타는 편인데도 더워 죽겠다. 심지어 부모님은 집 덥다고 데이트 나가서 오늘 안 들어 오신단다. 나 혼자만이 이 찜통 속에서 외로이 견뎌야 하는 고통인 것이다.
이게 현대판 고문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렇다고 해서 기사님을 지금 당장 불러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포기하는 것밖에 답이 없는데 탈수 증상 일어나서 죽어 버리는 게 더 빠를 것 같다. 스트레스 받아서 쉑쉑 버거 시켜 먹었는데 핑계도 오진다. 푸하하. 뭐 일단 기력 보충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여름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인정하지만, 에어컨 없는 여름은 그야말로 미친 계절의 대명사다. 난방 없는 겨울이랑 똑같은 것이다. 오늘은 그래도 반나절 잘 버텨 냈다. 내일은 어떻게 버틸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