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프로포즈 받았다.
이번 생애(?)에 내가 프로포즈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요즘 잘 안 하는 추세라고도 하고. 그래서 더더욱 감동적이었다.
그로부터 거의 한 달이 지난 이 시점,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다. 플래너와 웨딩홀을 계약했다는 게 가장 큰 이슈다. 아마 내년 상반기쯤엔 본식을 올리지 않으려나? 여태까진 참 좋은 선택을 해왔다.
아담하고 따뜻한 채플홀에서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럽게 광택이 도는 실크드레스를 입고 싶다. 어두운 홀보단 밝은 홀.
우리의 웨딩밴드 티파니 투게더는 동글동글하고 걸리적거리는 부분이 없어 화려하진 않을지언정 착용감은 참 편안하다. 나중에 아기를 낳고서도 안심하고 낄 수 있는 반지라고 해서 골랐다.
여러모로 단정하고 소박한 걸 좋아하는 취향이 비슷해서 참 좋다. 게다가 내 로망이었던 조용한 프로포즈.
일도 연애도 잘하고 싶은 요즘이다. 예전의 부정적인 생각들은 많이 자취를 감추었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가고 있단 생각이 든다. 부모님과 남자친구의 역할이 컸던 것 같다.
나를 예민하게 만드는 사람과는 무리해서 관계를 지속할 필요가 없다는 걸 한층 더 느낀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인연이 제일 좋은 것이라고,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 마음을 가볍게 먹어야지. 물론, 그동안의 시절인연들에게도 고마운 점은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좋아한다는 건 아니다.) 깨끗하게 미련 없이 손절하는 법을 알려주었기 때문 ^0^…….
내가 나의 감정에 시달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긍정적인 의미로 맘껏 시달리는 중이다. 막 티내고 싶진 않은데. 어쩔 수 없이 티가 난다. 정말 행복하다. 행복하니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100%까진 아니지만 한 80% 정도는 세상이 부드러워 보이기 시작했다🥹 어지간한 건 그러려니 하게 되고.
일상에서 기분 상하는 일 있어도 주에 한 번씩 얼굴 보면 화가 풀리는 그 감각이 신기하다. 여태 이렇게까지 편안한 감정을 느껴 본 적은 없기 때문에?
무엇이든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안달복달하던 시기가 지나가니 진심으로 평화롭다.
굳이 강요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것을 선뜻 내어주는 사람. 상대가 온화하니 나도 많은 걸 해주고 싶고. 서로 재고 따지는 게 없어서 너무너무너무 좋다. 난 줄곧 이런 관계를 바라왔다.
이게 정상적인 관계임을, 예전에는 뭐가 그렇게 안달이 나서 나의 것도 아닌 것들에 마음이 상했던 걸까?
앞으로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가득하겠지. 그런 확신이 든다.